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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역사박물관 '노안도' 지난해 사라져…문화재청에 도난 신고
4개월 지났으나 행방 묘연…'공립박물관' 소장품 관리 부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 후기 평양에서 주로 활동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선보인 석연(石然) 양기훈(1843∼?조선후기apos평양화단apos이끈양기훈그림도난당했다경찰수사Lighthouse Investment Partners 한국 지사)의 그림이 박물관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발생한 지 4달이 지났으나 아직 그림 행방을 찾지 못한 가운데, 박물관의 소장품 보관과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학계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강원 원주시에 있는 공립 박물관인 원주시역사박물관은 지난해 말 '양기훈 필 노안도(蘆雁圖)' 1점이 사라졌다며 문화재청에 도난 신고를 했다.
광고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8일 오후 5시 10분경 박물관 민속생활실에 전시돼 있던 그림이 (당초) 전시된 장소에 없는 것을 파악하고 도난 신고한 건"이라고 설명했다.
사라진 그림은 가로 36.5㎝, 세로 154㎝ 크기의 족자 형태다.
노안도는 갈대와 기러기를 함께 그린 그림을 뜻한다. 옛 산수화에서 자주 쓰는 소재이기도 하나, 노후의 편안한 삶을 뜻하는 '노안'(老安)과 음이 같아 이를 기원하는 그림으로 인기가 많았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평양을 거점으로 활동했던 양기훈은 노안도의 전통적인 소재와 양식을 따르면서도 그만의 독자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그림으로 주목받았다.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가 2015년 발표한 학술지 '한국근현대미술사학'에 실린 '석연 양기훈 노안도 연구' 논문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해 오는 양기훈의 노안도는 40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족자 형태의 노안도를 소장하고 있고,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경기도박물관 등 국공립 박물관에 양기훈이 그린 병풍 형태의 노안도가 보관돼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기증품 중에도 양기훈의 노안도가 포함돼 있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은 그간 양기훈의 노안도를 전시실 벽에 걸어 보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벽에 걸거나 말아 둘 수 있게 돼 있는) 족자 형태의 그림으로, 유리 진열장 안이 아니라 벽에 걸어두고 전시해왔다"고 설명했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11월 20일에서 12월 8일 사이에 그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도난과 관련한 명확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며 박물관을 다녀간 사람을 확인했으나, 명확한 증거나 흔적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 안에 CCTV가 있기는 하나 '양기훈 필 노안도'가 전시돼 있던 장소를 정확히 비추는 화면은 없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도난 사실이 알려지자 학계 일각에서는 박물관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박물관 관계자는 "과거 박물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사례는 드물다"며 "원주시역사박물관은 공립으로 운영되는 만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주시역사박물관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립박물관 272곳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우수 공립박물관 140곳에 포함돼 인증을 받은 바 있다.
평가 항목에는 전시실의 소방·안전 관리 적정성, 소장품 관리·보존의 적정성 등이 포함된다.
원주시역사박물관 측은 "소규모 인원으로 운영하다 보니 현장 관리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외부에 노출된 유물을 옮기고 내부 수장고 관리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08 07: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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