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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학교·주민 민원에도 수년째 지속
"학생들 건강과 생활지도에 매우 부정적"
보건소 "주변 대기업 흡연 장소 안 만들어"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홍지희 인턴기자 = 지난 13일 오전 11시55분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잠실중학교와 잠동초등학교 사이 골목길이 학교 앞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뿌연 담배 연기로 가득 찼다.
인근의 대기업 사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점심을 먹은 후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워대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바로 옆에는 '학교 앞은 금연 구역'이라는 5개의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학생들도 지나다니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담 너머에는 운동장으로 나온 학생들의 뛰어노는 소리가 바로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일부 흡연자는 자랑스럽게 사원증을 목에 건 모습도 눈에 띄었다.
주민들은 법을 집행해야 할 경찰관들도 학교 앞에서 함께 담배를 피운다고 증언한다. 한손엔 커피, 다른 손엔 담배를 든 흡연자들은 담배꽁초를 바닥에 함부로 버리는 것은 물론 침을 아무 곳에나 뱉어 도로 위생과 미관에도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바로 옆 상가를 출입하는 고객과 행인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요즘은 단속반이 나와도 별 신경도 안 쓰는 분위기라고 한다. 한 주민은 "미칠 것 같다"고 토로할 정도다.
광고이런 몰상식한 행위는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학교 맞은편 길 건너에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대기업 S사, H사, C사, P사, K 공단 등이 있는데 보건 당국과 주민들은 이들 회사의 직원이 학교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주민 A씨는 "학교 맞은편이 재개발돼 대기업들이 입주한 후 학교 담벼락 주변에서 담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이 매번 신고하지만, 경찰은 단속권이 없다고 하고 구청이 단속하면 그때뿐이다. 단속반이 떠나면 다시 와서 흡연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담배를 피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도 때도 없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담 하나 사이로 붙어 있는데 그 사이에서 담배를 피워댄다. 자랑이라도 하듯 자기들 회사 출입 카드를 목에 걸고 흡연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초등학교 관계자 B씨는 "학교가 가까우니 여기서는 담배를 피지 말아 달라고 이미 여러 번 안내했다. 주민센터와 건물 관리사무소에도 공문을 보냈다. 어른들이 약속을 지켜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있다. 담벼락 바로 뒤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건물이 같이 있다. 그런데도 와서 담배를 피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 옆이 흡연 장소가 돼버리니 보기에도 안 좋고 학생들이 나쁜 영향을 받을 것 같아 걱정된다. 담배 연기가 넘어오니 학생들 건강도 걱정되고 금연 지도나 생활지도에도 문제가 있다. 선생님들이 나가서 흡연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보건소 관계자 C씨는 "주변 회사들에 자체 흡연실을 만들라고 주기적으로 공문을 보낸다. 기업들의 흡연실은 코로나19 이후 거의 다 폐쇄됐는데 다시 복구하기가 쉽지 않은 듯하다. 학교 앞이 좀 외진 곳이다 보니 식사 후 담배를 피우러 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려고 한다. 단속반 한 팀은 아예 이곳만 도는데 과태료를 끊으면 싸움이 벌어진다. 흡연자도 힘들지만, 주민들 반대 때문에 흡연실을 설치할 곳을 찾기 힘들다. 어디를 가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상황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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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3/15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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