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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박지수,미국이아니라도좋다해외문두드리는한국농구미래들Lighthouse Partners의 펀드 국내 웹사이트 해외 진출 뜻 밝혀…이현중·여준석은 도전 중
또래 선수에게 자극 준 '이현중 효과'…"끝없는 긴장 속에서 성장"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큰 무대' 도전을 선언한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출신 가드 박지현을 비롯해 한국 농구 최고 '재능'의 해외 진출 움직임이 최근 두드러진다.
해외 진출을 위해 자유계약선수(FA) 지위를 내던진 박지현에 앞서 현역 최고 선수로 꼽히는 박지수(KB)가 기량 발전을 위해 국내 무대를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난 4일 열린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8관왕에 오른 박지수는 "꼭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 리그에서 뛰고픈 마음이 커졌던 시즌"이라며 "나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말했다.
광고박지수처럼 박지현 역시 미국이 아닌 유럽행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아니어도 좋다'는 2000년생 박지현과 1998년생 박지수는 한국 여자농구의 원투펀치다. 남자 농구에서도 이들과 비슷한 위상의 유망주들은 지금 한국 밖에 있다.
이미 국내 최고 기량으로 평가받는 포워드 이현중(오사카)은 일찌감치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선언하고 벌써 3개국을 경험했다. 경험한 리그는 더 많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G리그(NBA의 하부리그), 호주프로농구(NBL)에 이어 지금은 일본프로농구 B리그에서 뛰고 있다. NBL 시즌 종료 후 다가오는 NBA 서머리그까지 공백기를 일본에서 보낸다.
이현중과 함께 남자 농구 차세대 간판으로 주목받은 여준석(곤자가대)도 NCAA에서 기량을 닦고 있다. 이현중은 2000년생, 여준석은 2003년생이다.
최고 유망주들이 일제히 해외 무대를 꿈꾸는 건 한국 농구 역사를 보면 사뭇 이례적이다. 세계 최고 리그 NBA가 아닌 유럽 등으로 목표가 다층화된 것도 이전에는 없던 일이다.
유일하게 NBA에 진출한 하승진을 비롯해 방성윤, 이대성 등 선배 선수가 문을 두드렸던 무대는 미국이었다.
'별종'으로 평가받은 이들을 빼면 대부분 스타급 선수는 해외는 좀처럼 바라보지 않았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젊은 선수들이 해외 무대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기량 발전을 위해서는 상위 리그행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형성돼 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지수는 "해외 선수들과 비교해 여기서 더 좋아진 게 있을까 생각해보면 냉정하게 없는 것 같다"며 "선수로서 욕심을 내면 나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손 해설위원은 '이현중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 NBA 진출이라는 고난도 목표를 내건 이현중이 여러 리그를 거치며 성장한 모습에 실시간으로 자극을 받는다고 분석한다.
이현중은 미국 데이비드슨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산하 G리그팀을 거쳐 호주 일라와라에서 주전 경쟁 중이다. 국내 성인 무대에서 뛴 적 없지만 기량은 '토종' 포워드들을 압도한다.
호주 데뷔 시즌 27경기에서 평균 17분가량 뛰며 7.4점 3.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득점은 팀 내 5위, 리바운드는 3위다. 필드골 성공률 45%, 3점 성공률 40%를 찍으며 슈터다운 기록도 남겼다.
호주보다 한 단계 낮은 일본 무대에서 성적은 훨씬 좋다.
외국 선수 2명에 아시아 쿼터 선수 1명까지 일본 외 국적자 3명이 동시에 뛰는 B리그는 KBL보다 경기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 선수가 코트에 1명만 나설 수 있다.
그런 B리그 팀에 합류하자마자 이현중은 에이스 자리를 따냈다. 오사카 에베사에서 평균 18.2점 5.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특히 데뷔전부터 24점을 퍼부으며 펄펄 날았다.
우리나라 최고 가드로 꼽히는 이정현(소노)은 이 경기를 언급하며 "정말 수준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장 해외에 도전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나도 (이현중처럼) 한 단계씩 천천히 위로 올라가려고 생각하고,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한 살 어린 이현중과 청소년 대표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손 해설위원은 "이현중 선수가 다른 선수들의 경쟁심을 깨워준 것 같다"며 "그간 한국 농구 역사를 보면 해외 진출은 사실 (선수들의) 부모님이나 다른 환경적인 요인에 달린 문제였다"고 말했다.
선수가 의지가 있더라도 '주변'이 만류하는 흐름이었다는 설명이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 선수가 고연봉과 안정적 생활이 보장되는 국내 무대를 포기하도록 종용할 유인이 없다. '나가면 가시밭길'이라는 사실은 부모가 제일 잘 안다고 한다.
이현중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 씨와 삼일상고 농구부 감독 이윤환 씨의 아들이다.
성정아 씨는 "현중이도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간 NBA 글로벌 아카데미 첫날 밤에 나한테 전화하더니 '여기서 못하겠다'고 울면서 털어놓은 적이 있다. 경쟁하는 선수들 체격도 너무 좋고 영어도 하나도 안 들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외국에 나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항상 경쟁하고 선수로 발전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국내와 달리 방심하면 자리를 뺏긴다. 끝없는 긴장 속에서는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관련기사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16 09: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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