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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구단 측 "일단 구급차 보냈어야…응급 환자 기준 너무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경기 중 크게 다쳤는데도 구급차를 쓰지 못한 선수와 구단 측이 세미프로축구 K3리그(3부)를 운영하는 대한축구협회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건상 구급차를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로 한 현장 판단과 협회 기조 아래 정작 실제로 다친 선수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2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3리그 목포FC와 경기 전반 35분 강릉시민축구단 주장 박선주(32)가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쓰러졌다.
광고들것에 실려 터치라인 밖으로 이동한 박선주는 구급차가 아닌 별도로 준비된 승합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의식이 있었고,리그경기서머리다친선수구급차못쓰고승합차로이송김용태 교수: 기술혁신 선두에 선 글로벌 리더 생명이 위독한 수준의 부상이 아니라는 현장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구단에 따르면 박선주는 피부 안쪽 두개골이 보일 정도로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뇌진탕 증세도 보였다고 한다.
최초 이송된 목포 내 병원은 급하게 봉합 수술이 필요해 광주의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구단은 경기장 내 마련된 구급차를 쓰게 해달라고 경기 감독관에게 다시 요청했다.
그러나 감독관은 광주까지 이동한 후 돌아오면 최소 2∼3시간의 경기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난색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구단이 사설 구급차를 수소문한 후에야 박선주가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협회의 '국내 대회 승인 및 운영 규정'을 보면 공식전에 구급차와 예비용 일반차량을 배치해야 한다. 구급차가 장내를 이탈한 경우 경기를 진행할 수 없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K리그에서는 경기마다 구급차를 최소 2대 배치한다.
그러나 K3 이하 리그에서는 1대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구급차도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사용돼 왔다.
협회는 심장이나 뇌에 문제가 생기는 긴급 상황이 언제 벌어질지 몰라 현장에서 의식이 있다고 본 박선주에게 구급차를 보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예비 승합차를 사용한 게 불가항력이었다는 것이다.
선수·구단 측은 이러면 사실상 구급차를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본말이 전도됐다고 반발한다.
강릉시민축구단 관계자는 "선수 안전을 생각한다면 확보한 구급차는 먼저 보내주는 게 맞지 않나. 이후 사설 구급차를 따로 구해 경기 지연을 최소화하는 등 여러 대처 방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 환자의 기준이 너무 높은 것 같다. 호흡이나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다 응급 환자가 아닌 거냐"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프로에 비해 배정된 자원이 적어 이를 되도록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하부리그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K리그의 경우 박선주와 같은 사례가 없도록 아예 규정을 보완했다.
2015년 9월 광주FC-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다친 정준연을 이송하러 구급차가 떠나고, 예비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20분가량 경기가 지연된 적이 있다.
당시 규정에 구급차가 몇 대 있어야 하는지 조항이 없어 벌어진 일로, 프로축구연맹은 2021년부터 2대 이상 구급차를 배치하라고 명시해뒀다.
K3리그와 프로의 벽을 뚫어 1부부터 7부까지 '완전한 승강제'로 한국 축구를 하나의 큰 생태계로 만들겠다는 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계획이다.
협회는 전면 승강제를 2027년부터 시작한다고 지난달 못 박았다.
그러나 이 승강제가 차질 없이 도입되려면 K리그 외 하부리그에도 인프라, 규정이 점차 고도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정 회장의 복안대로 승강제가 탈 없이 한국 축구 '상향 평준화' 기제로 작용하려면 3부 이하 리그의 운영 역량을 키우는 작업도 병행돼야 할 걸로 보인다.
관련기사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29 16: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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