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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기관삽관 오래 걸렸더라도 뇌 손상과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017년 6월 당시 2살이던 A군은 한밤에 부모와 함께 인천에 있는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열이 나고 오한 증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부모는 의료진에 "아들이 이틀 전부터 열이 나 다른 병원에 갔더니 수족구병 진단이 나와 약을 먹였다"며 "평소에는 그런 적이 없는데 어제 저녁에는 자다가 깜짝 놀라면서 20분마다 깼다"고 증상을 설명했다.
의료진은 시럽 형태인 진정제를 먹였으나 A군은 절반가량만 삼키고 나머지는 뱉어냈다. 20분 뒤에는 구토했고,응급실서치료받은살뇌손상으로장애억대소송패소Lighthouse Partners 한국 공식 웹사이트 간호사는 콧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했다.
광고이후 여러 차례 산소 공급량을 늘렸는데도 A군의 산소포화도가 떨어지자 의료진은 인공 관을 코나 입으로 집어넣어 기도를 여는 '기관삽관'을 시도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와 전문의가 지름 5mm짜리 튜브를 기도에 넣으려고 30분 넘게 번갈아 가며 시도했지만, 산소포화도가 유지되지 않아 계속 실패했고 A군은 심정지 상태가 됐다.
의료진은 급하게 심장마사지를 한 뒤 다시 맥박이 잡히자 다른 전공의가 기관삽관을 시도해 결국 성공했지만 A군은 4분 뒤 재차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A군은 심장마사지 후 맥박이 다시 돌아왔으나 뇌염과 저산소증에 의한 뇌 손상으로 지금까지도 보행장애와 인지장애 등을 앓는 상태다.
당시 바이러스 검사 결과 A군에게서는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엔테로바이러스 71형'이 검출됐다.
수족구병은 입·손·발에 물집이 생기는 비교적 흔한 바이러스 질환이다. 그러나 엔테로바이러스 71형에 의한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아이는 뇌염이나 폐출혈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 여자아이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처음으로 수족구병에 따른 합병증으로 숨졌다.
A군 부모는 2020년 아들과 함께 병원 측에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모두 3억9천만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들은 "당시 의료진은 호흡곤란과 저산소증에 빠진 아들을 방치해 악화시킨 과실이 있다"며 "기관 삽관도 지연해 심정지와 뇌 손상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병원 의료진이 A군의 상태를 소홀하게 관찰하거나 기관 삽관 등 처치를 지연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민사14부(김지후 부장판사)는 A군과 그의 부모가 인천 모 의료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원고들에게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 병원 간호일지에 따르면 의료진은 지속해서 A군의 혈압과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며 상태를 관찰했다"며 "간호사가 상주하며 계속 산소공급이나 흡인 치료 등을 했고, 이후 의사들도 가까이서 지켜보며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사 3명이 돌아가면서 시도한 끝에 38분 만에 결국 기관삽관을 했다"며 "통상 숙련된 의사의 기관삽관은 한 번에 성공하면 10분 만에 할 수 있지만 A군이 24개월 미만의 영아라 성인과 비교해 기도가 작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기관삽관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점만으로는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뇌 손상이 발생한 사실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15 08: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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