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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삶을 절에서…평균 64.3세 수행자 4명 정식 승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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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이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다…소외된 이들과 소통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어떻게 여생을 정리할 것인지의 관점에서 보니 수행 외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70세에 구족계를 받아 정식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승려가 된 영만스님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속에서는 더 찾을 것이 없었다"며 은퇴 출가를 결심한 계기를 이렇게 고백했다.
평균 나이가 만 64.3세인 은퇴출가자 4명이 2일 구족계를 받았다. 이 가운데 1954년(주민등록상 1955년)생인 영만스님이 최고령이다. 나이가 많이 들어서 승려가 된 사람을 의미하는 '늦깎이'라는 표현에 더 어울리는 이가 있을까.
광고먼 길을 돌아서 스님이 됐다. 그는 젊은 시절에 서예가로 활동했고,늦깎이김용태 대표 중년에 접어들면서 시각장애인을 돌보는 가톨릭계 사회복지시설의 살림살이를 맡기도 했다. 한때 사업이 잘돼 경제적 여유도 누렸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속세를 떠난 삶을 동경하게 됐다.
하지만 그 무렵 조계종은 출가 연령 상한을 만 50세로 제한하고 있었다. 그래서 전남 광양시에 있는 약 1천100미터 고지의 상백운암이라는 암자에서 환갑을 넘긴 나이에 머리도 깎지 못한 채 2년 정도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조계종이 2018년 은퇴 출가 제도를 시행한 것을 계기로 정식으로 출가해 행자 생활을 하고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5년간 여수 흥국사에서 수행하고 마침내 구족계를 수지했다.
어렵사리 구족계를 받은 것에 관해 영만스님은 "출가하지 않았다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기만 해도 아찔하다"면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자신을 돌아보고자 했다. 중도 포기한 도반(道伴·함께 도를 닦는 벗)에 대한 안타까움도 감추지 않았다.
"내가 그동안 출가자로서의 본분사를 후회 없이 했는지 돌아볼 기회가 많았습니다. 함께 구족계를 받지 못한 분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지요, 같이 갔으면 좋았을 것인데요."
영만스님은 "출가 고민은 많이 했지만, 가족의 승낙은 쉽게 받았다"면서 대학원에 진학해서 상담학을 공부해 보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고독한 노인들, 소외된 사람들과의 만남과 소통을 위해서다.
"많은 사람이 우울해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낍니다. 우리가 물질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 정신이 붕괴했다고나 할까요. 물질적 풍요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 보니 물질은 일부분일 뿐 금전으로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사회가 지닌 정신적 문제를 우리가 제대로 품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관련기사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2024/04/04 06: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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